- 2008/07/09 다음이여! 포털을 벗고 검색을 입어라! (2)
- 2008/07/02 조중동이 이길까? 검색이 이길까? (3)
조선.중앙.동아일보가 다음(Daum)에서 빠져나갔다.
포털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위협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
또한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 황당하고 억울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기존 언론처럼 특정한 논조 쪽으로 방향을 좁힐 수도 없다.
더구나 뭘하든 압도적인 1위인 네이버가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다음(Daum)의 선택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실, 촛불집회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시간의 문제였을 뿐) 필연적인 일이었다.
사람의 편집이 어떤 형태로든 개입되는 우리나라 포털과 통합검색의 특성때문이다.
똑같은 서비스를 보면서 (소위) 좌파는 수구꼴통 포털이라고 욕하고,
우파는 빨갱이 포털이라 욕하는 웃기는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철저한 공정성? 그런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가능한 애쓰는) 정직성이 존재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털의 편집과 통합검색은
도달할 수 없는 공정성의 잣대를 시한폭탄처럼 항상 안고 가는 구조다.
힘이 집중될 수록 비난과 혼란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시 말해서, 인류 역사상 한번도 합의된 적이 없는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며
종로에서 뺨맞고 포털에게 눈 흘기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것은
무조건 억울하다고 하소연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계적 중립을 취하거나 한쪽 논조를 선택하는 게 가장 쉬운 답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다음(Daum)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가?
다음은 포털 중심에서 검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음은 오픈 웹의 비중을 지금보다 훨씬 높이는 선택을 해야한다.
가정해보자.
만약, 다음 아고라가 다음 서비스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만약, 오픈 웹에 있는 아고라를 검색으로 보여주는 방식이었으면 어땠을까?
또, 가정해보자.
만약, 조선.중앙.동아를 검색으로 긁어오면 어떨까?
만약, 조선.중앙.동아를 요약한 블로거의 글이 검색에 들어있으면 어떨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검색'이 없었다.
오픈 웹에 데이터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네이버의 모델이 성공했다는 이유로,
모든 포털은 종합 편집 백화점의 길을 갔다.
물론 그 길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아직도 오픈 웹에 데이터가 없을까?
아직도 글을 적극적으로 웹에 생산하는 분야별 글꾼들이 없을까?
촛불집회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았다면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대중들이 얼마나 각성되고 있는 지를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전국민이 언론사 기자처럼 살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모두가 취재기자요, 모두가 편집기자요, 모두가 사진기자인 세상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선이 갈 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싫든 좋든 그게 현실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게 현실이다.
그걸 인정하고 끌어안으면 성공할 것이고 그걸 부정하면 도태될 것이다.
다음에게는 (혹은 경쟁 포털들에게는) 위기이자 기회가 왔다.
오픈 웹을 끌어 안고 갈 수 있는 (혹은 갈 수 밖에 없는) 때가 온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구글 검색을 흉내내라는 뜻이 아니다.
네이버 지식iN, 다음 카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드러난
한국적인 컨텐츠 생산과 유통 구조를 염두에 두고
새로운 형태의 컨텐츠 그룹핑와 참여 형태를 접목시키면...
네이버도 아니고, 구글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한국적인 검색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다.
네이버처럼해서는 네이버를 이길 수 없고
구글처럼해서는 구글을 이길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주위에는 네이버류와 구글류 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적인 검색과 포털 지형의 재편이 일어날 기회다.
(기존 언론과 포털/검색 미디어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이루어지는 때이기도하다.)
이건 정치적 상황이나 검색에 대한 환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집단 지능과 힘의 균열이 선물해 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색으로의 변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회사의 철학, 조직 구조, 수익 모델 등 수 많은 이슈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단순히 언론사의 압박이나 정치적인 소나기 상황 정도로 인식한다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스스로는 혁신하는 기업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외부의 압력을 변화의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이 존재할 뿐이다.
다음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다음이여! 부디 포털의 옷을 벗고 검색의 옷을 입기를!
다음이여! 부디 정원을 벗어나 정글로 들어가기를!
조선.중앙.동아일보(이하 조중동)가 약속이나 한 듯이
다음(Daum)에 뉴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정치적인 색깔이나 기업의 사업적 판단은 각자 선택이고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조중동의 이번 결정은 그들에게 재앙으로 되돌아 갈 게 분명하다.
일시적으로는 다음(Daum)에게 위기가 온 듯 보이겠지만
결국 위기를 맞을 곳은 조중동이다.
포털이나 인터넷에 화가 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최악의 선택을 한다니 황당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아직도 인터넷이 뭐고 검색엔진이 뭔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신문 기사가 포털에서 중요한 컨텐츠인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조중동 컨텐츠는 좋든 싫든 적지 않은 영향력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조중동 컨텐츠의 가치는
경쟁 컨텐츠들과 함께 진열대 위에 있을 때 의미가 있다.
진열대에서 사라져 버리면 그걸로 끝난다.
사람들이 그 컨텐츠를 찾아 헤매는 일 따위는 거의 없다.
그게 인터넷 컨텐츠의 법칙이다.
인터넷에는 '대안' 컨텐츠가 얼마든지 있다.
진보든, 보수든, 뭐든 지 널려 있다.
혹시 포털 뉴스 섹션에 없으면 검색으로 보강하면 그만이다.
뭐가 아쉬워서 애써서 조중동 사이트나 다른 포털에 가겠는가?
컨텐츠의 질과 신뢰도가 다르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몇 년 전 파란닷컴이 스포츠 신문 컨텐츠를 거액을 들여 싹쓸이 했던 적이 있다.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독점하면 사용자들이 몰려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파란닷컴이 1등 포털이 되었던가?
우후죽순 대안 미디어들이 등장해서 스포츠 신문들의 빈자리를 금방 메웠다.
파란도 스포츠 신문들도 모두 패자가 되었다.
조중동은 영향력 있는 컨텐츠이지만 독보적인 컨텐츠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중동을 보기 위해서 포털에 가는 것이 아니라
포털에 갔다가 조중동 뉴스도 보게 되는 것 뿐이다.
(그건 한겨레나 오마이뉴스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서도 컨텐츠 생산자의 '브랜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컨텍스트(context)'가 브랜드 보다 앞선다.
바로 검색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정보가 지겹게 많다. 브랜드도 지겹게 많다.
따라서 우선 사용자(고객)의 상황적 필요 속에서
검색되고 비교되고 평가되고 나서야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포털이나 검색 브랜드에 갇혀서 개별 브랜드가 무시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더구나 컨텐츠 브랜드는 갈 수록 기업이 아니라 '개인'으로 좁혀지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조갑제'라는 브랜드는 조중동 부럽지 않은 강력한 보수 브랜드다.)
사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조중동 때문이 아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조중동식 선택을 할까 망설이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인터넷과 검색 세상이 만드는 새로운 규칙에
분노하고 화를 내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특히 어떤 형태로든 기존 세상의 '힘'을 소유했던 분들이 예민한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권위가 떨어지고 시장 한복판에 상품처럼 내동댕이쳐지는 상황에서
누구인들 기분이 좋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인터넷과 검색은 특정 누구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등장한 게 아니다.
모두 앞에 등장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누구에게나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기존의 힘센 분들 중에서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시한다. (인터넷은 철없는 애들이나 하는 거지!)
그러다 화를 낸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리고 꼬투리를 잡는다. (무질서! 불법! 아마추어! 떼거지!)
사실 겉으로는 큰 소리를 쳐도
이 정도되면 어떤 형태로든 진로를 선택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그런데 답답한 것은 많고 많은 선택 중에서
이번의 조중동처럼 대결을 선언하거나 등을 돌리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게 당해보라고 저질렀다가 결국 자기가 당한다.
그렇게 결국 뒷방 어른으로 전락하는 길을 자처하는 것이다.
(컨텐츠) 생산 능력과 그럴듯한 브랜드까지 갖춘 사람들이
왜 이런 어리석은 전략을 구사하는 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금만 발상을 바꾸면...
동전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다면...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 말이다.
무질서? 그건 '개방'의 뒷면이다.
불법? 그건 '공유'의 뒷면이다.
아마추어? 그건 '순수와 즐거움'의 뒷면이다.
떼거지? 그건 '참여'의 뒷면이다.
조중동이 이번에 어떤 선택을 하든 거대한 변화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단지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표를 제공할 뿐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헤겔의 말처럼...
"인간이 역사에서 배우는 유일한 것은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디 변화를 직시하고
더 좋은 기회를 찾기 바란다.
부디 검색 세상의 변화가 모두에게 축복이 되기를!